2시간 전부터 오픈 런 …한국서도 원정 구매
지난 토요일 아침 9시. 멜로즈 거리. 오픈 2시간 전인 한 가게 앞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뜨거운 햇살 아래 젊은 남녀들이 각자의 자리를 틀고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 가을과 겨울 시즌용 최신 티셔츠를 손에 넣는 것. 스투시(Stussy) 직원이 가게 문을 열고 줄 선 순서대로 손님을 입장시켰다. 뒷줄에 있는 소비자들은 앞사람이 원하는 제품이나 사이즈를 모두 사갈까 봐 발을 동동 굴렀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여행 온 20대 한인 남성은 “제품을 놓칠까 봐 불안해서 문 열기 전부터 줄을 섰다”며 “스투시 방문은 이번 여행의 필수 코스”라고 말했다. 또 "인기 있는 제품은 너무 빨리 팔려서 출시 직후에 오지 않으면 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여행객 후우타 코유키(21세)는 “엔저로 인해 업체들이 가격을 올려서 일본 현지에서 스투시 티셔츠를 구매하려면 1만 엔(8월 22일 기준 68.42달러) 이상이 든다”며 “미국에서는 45달러에 살 수 있어서 23불 정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에선 팔지 않는 독특한 디자인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판이나 신제품이 나오지 않아도 스투시 가게 앞에는 매장을 구경하려는 소비자들로 가득하다. 스투시는 1980년 캘리포니아 라구나 비치에서 창립자 숀 스투시에 의해 시작됐다. 서핑에 깊은 열정을 가진 그는 직접 서핑보드와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하면서 브랜드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도쿄, 런던, 뉴욕의 서퍼들과 DJ들과의 교류를 통해 재킷, 바지, 모자, 후디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하며 대표적인 스트리트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또한 나이키, 리바이스 등 다른 유명 브랜드와 꾸준한 협업을 하고 특정 매장에만 판매하는 한정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일례로, LA 매장에서는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가 적힌 티셔츠를, 도쿄에서는 ‘도쿄’ 가 적힌 티셔츠를 판매한다. 티셔츠 한장에 99달러인 베이프, 재킷 하나에 500달러대인 아크테릭스 등 다른 스트리트 브랜드와 달리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반소매 티셔츠 가격은 45달러, 후드티는 130달러, 후드집업 140달러, 반바지 70~115달러, 재킷 185~195달러대다. 한 패션 전문가는 스투시의 인기에 대해 “스투시 제품은 트로피칼하며 감각적인 그래픽이 돋보이는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스트리트 패션뿐 아니라 아웃도어 패션인 고프코어, 캐주얼, 아메리칸 캐주얼 패션인 아메카지 등 다양한 스타일에 매치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량 생산·판매 방식으로 마니아층이 두껍다”고 강조했다. 오픈런에 대해서는 “한정판 제품의 리셀(재판매) 가격이 높게 책정되면서 품절되기 전에 제품을 확보하려는 소비자와 리셀러들의 치열한 경쟁의 결과”라고 짚었다. 실제로 스투시 나이키 UV 크루 반팔티의 경우 정상 판매가가 45달러지만 리셀 사이트 스톡엑스에서는 최대 2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오픈 한국 스투시 티셔츠 스투시 제품 스트리트 패션